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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연구 방식뿐 아니라 제품 제작 방식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2026년 10월 21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77회 KISTEP 수요포럼¹은 ‘속도의 지능 경제, AI 시대의 연구 사업화와 딥테크 혁신전략’을 주제로, 연구개발과 투자, 제조의 세 단계에서 AI가 무엇을 바꾸고 있는지 살폈습니다.
써로마인드 장하영 대표는 ‘AI 공장 및 제조시스템’ 분야 발제자로 참여해, 설비를 바꾸지 않고 소프트웨어로 공장을 운영하면 생산 현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소개했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제조 AI의 확산과 중소 제조기업의 현실을 묻는 질문에 답했습니다. 발표와 토론의 핵심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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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회 KISTEP 수요포럼 토론에서 발언하는 써로마인드 장하영 대표 (화면 출처: KISTEP TV)
장하영 대표는 먼저 제조업의 구조 변화를 짚었습니다. 국내 제조기업의 97% 이상은 중소기업입니다. 소비자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제조기업의 절반 이상이 여러 품목을 조금씩 만드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제품을 많이 만들수록 단가가 내려가던 소품종 대량생산과 달리, 품목이 많아지면 품목별 생산성이 떨어지고 그만큼 단위 비용은 오릅니다. 수익률이 수 퍼센트에 그치는 제조기업이 버티려면 품목이 늘어도 단위 비용을 낮출 방법이 필요합니다. 장하영 대표는 제조업이 AI에 주목하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았습니다.
현장 사정도 녹록지 않습니다. 공정 제어는 여전히 숙련자의 경험에 기대어 “오늘 날이 더우니까 이 값을 좀 바꿔 볼까?” 하는 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공정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는 종류가 제각각이라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써야 할지 방향을 정하기 어렵습니다. 현장 엔지니어는 대부분 50대이거나 정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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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이 늘수록 단위 비용이 오르는 구조를, 품목이 늘어도 단위 비용을 낮추는 구조로 바꾸는 것이 제조 AI의 출발점이다. (그래프 자료: 포스코경영연구원, 인더스트리뉴스 2018년 3월 15일 기사 재인용)
장하영 대표가 제시한 방향은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oftware-Defined Factory)입니다. 클라우드 업체는 고객이 구독할 때마다 물리적 리소스를 새로 배정하지 않고, 큰 하드웨어 클러스터를 소프트웨어로 분할해 제공합니다. 공장도 설비는 그대로 두고 소프트웨어로 설비·로봇·공정을 연결하고, 품질 데이터와 공정 데이터를 함께 관리합니다. 이렇게 하면 같은 공정만 반복하던 라인도 품목에 맞춰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습니다.
AI 팩토리는 이 개념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장하영 대표는 현장에서 AI 도입 자체가 목적으로 착각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습니다. 자동화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자동화하고, 자율화는 스스로 판단하며 돌아가야 하는 부분에만 적용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이름이 AI 팩토리라 할지라도 AI 도입이 목적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각각의 공장에 맞춰 적합한 기술을 적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 장하영 써로마인드 대표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입니다. 현장의 판단 기준은 결국 투자 대비 효과(ROI)이고, “이걸 하면 몇 명이 줄어드나요?”라는 질문 앞에서 몇 년짜리 큰 목표는 추진력을 얻기 어렵습니다. 장하영 대표가 쉽게 성과를 볼 수 있는 문제부터 시작하라고 권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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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가 설비·로봇·공정과 품질·공정 데이터를 연결하고, 쉽게 성과를 볼 수 있는 공정부터 단계적으로 AI를 적용한다.
장하영 대표는 제조 현장에서 AI를 적용하고 있는 사례 네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검사기마다 흩어진 품질 데이터를 한곳에
품질검사를 자동화한 현장에서도 검사 데이터는 각 검사기에만 남아 있고, 보고서도 직원이 직접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표에서는 장비를 개조하지 않고 여러 검사 장비의 데이터를 모아 표준화하고, 이 데이터로 AI 모델을 다시 학습시켜 성능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흐름을 보여 줬습니다. (관련 솔루션: SURRO Inspection)
공정 데이터와 품질 데이터를 함께 보기
품질검사의 최종 목적은 공정을 어떻게 관리하면 어떤 품질이 나오는지 미리 아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산과 품질을 다른 부서가 맡다 보니 공정 조건과 품질 결과를 함께 담은 데이터는 거의 없습니다. 장하영 대표는 자동차 부품 제조 공정을 예로 들었습니다. 가공·조립·검사 공정의 데이터를 AI로 함께 분석해, 가공 중 온도가 오르면 치수 편차가 생기고 이 조건에서 불량 발생 확률이 3.2배 높아진다는 원인을 찾는 사례입니다. 불량이 예측되면 설비 파라미터와 생산 속도를 조정하고 작업자에게 알립니다. 장하영 대표는 이런 데이터 통합이 아직 현장에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정부 R&D 과제를 통해 관련 기술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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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기마다 흩어진 품질 데이터를 모아 AI 성능을 높이고, 공정 데이터와 함께 분석해 불량 원인을 찾는다.
평소와 다른 움직임을 감지하기
머리카락 굵기의 핀 1만~2만 개를 레이저로 용접하는 공정에서는 그동안 사람이 계속 지켜보다 뭔가 번쩍이면 설비를 세웠습니다. 이제는 AI가 평소와 다른 상황을 감지해 설비를 정지시킵니다. 모래로 주물용 금형을 만드는 대형 샌드 3D 프린터에서도 하룻밤 내내 출력하는 동안 생기는 분사 불량이나 뭉침을 AI가 확인합니다.
도면을 데이터로 바꾸기
제조 현장에서 도면은 최종 확정될 때까지 수정을 거듭합니다. 엔지니어들은 이 도면을 기준으로 소통합니다. 하지만 도면은 정해진 형식이 없는 비정형 데이터입니다. 그래서 도면을 다루는 업무는 디지털 전환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AI로 도면 정보를 구조화해 디지털 데이터로 바꾸면 관련 업무를 온라인에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관련 솔루션: SURRO DrawAX) 발표에서는 AI가 도면을 3D로 재구성해 부품 사이의 기계적 간섭을 검토하는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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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공정에서 평소와 다른 상황을 감지하고, 이미지 도면을 디지털 데이터로 바꾼다.
장하영 대표는 앞으로의 방향으로 자율제조를 꼽았습니다. 자율제조는 설계부터 판매까지 제조 전 과정에서 AI 기반 로봇과 설비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생산 환경입니다.
다만 지금은 AI 기술이 기업마다, 과제마다 하나씩 들어가고 있습니다. 장하영 대표는 지원 역시 개별 기업의 당장의 ROI에 맞춰져 있어, 데이터 통합이나 여러 기업이 두루 쓸 기술은 개발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개별 기업 중심의 지원에서 한 걸음 나아가 데이터 허브·AI 플랫폼·컴퓨팅 인프라를 함께 쓰는 AI 팩토리 산업 생태계로 무게중심을 옮기자고 제안했습니다.
“공동으로 사용될 수 있는 플랫폼이라든가 AIaaS(AI as a Service) 형태로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들이 만들어지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하영 써로마인드 대표
AIaaS는 기업이 AI 인프라와 전문 인력을 직접 갖추지 않고 필요한 AI 모델과 컴퓨팅 자원을 서비스로 쓰는 방식입니다. 장하영 대표는 데이터 수집·분석에서 공정 최적화, 실행·제어를 거쳐 공장 단위 자율 운영에 이르는 4단계 로드맵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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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허브·AI 플랫폼·컴퓨팅 인프라를 함께 쓰는 생태계와, 데이터 수집에서 공장 단위 자율 운영까지의 단계별 로드맵.
토론에서는 발제자들이 서로 질문을 주고받았습니다. 장하영 대표의 답변을 세 가지 질문으로 정리합니다.
Q. 제조 AI는 어떻게 규모를 키울 수 있을까요? (이인성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사)
같은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라도 설비와 공정이 다르고 표준 작업 절차(SOP)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곳도 많아, 공장마다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 장하영 대표의 진단입니다. 장하영 대표는 “인공지능 모델과 인공지능 서비스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거든요”라며, 고객이 원하는 가치는 모델만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써로마인드 역시 모든 공장에 쓰는 모델보다 많은 고객이 공통으로 불편해하는 일을 찾아 솔루션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Q. 데이터 기반부터 갖추기 어려운 중소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상수 서울대학교 화학부 교수)
장하영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 통계²를 인용해 국내 스마트팩토리 도입률이 20% 정도이고 그중 75%가 기초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섬유를 짜는 환편기 사례도 들었습니다. 3천만 원 정도인 기계에 AI 검사를 붙이려면 현재 비용으로 1~2억 원이 듭니다. 사람을 돕는 도구로만 보면 투자하기 어렵지만, 검사할 사람이 없어지는 때가 오면 꼭 필요한 투자가 되는 만큼 중소기업이 미리 준비할 수 있게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Q. AI는 지금 어디까지 왔고, 무엇을 경계해야 할까요? (사전 질의·종합토론)
장하영 대표는 AI를 아직 초기 단계로 봤습니다. 오픈소스 덕분에 누구나 기능은 만들 수 있지만 성능까지 보장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장하영 대표가 직원들에게 자주 한다는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능 구현은 누구나 하는데 성능은 모두가 잘 못 내고 있다.” 종합토론에서는 오피스 자동화로 종이가 사라질 것이라던 예측을 예로 들며 조급함을 경계했고, “조금 숨을 고를 필요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토론을 이끈 KISTEP 전승수 연구개발투자전략본부장은 패널들의 의견을 “AI 생태계를 빨리 만들자, 함께 만들자”로 정리했습니다. 장하영 대표가 이날 제시한 방향은 AI 도입 자체보다 각 공장의 생산성 문제에서 시작하고, 작은 성과를 쌓아 데이터와 플랫폼을 함께 쓰는 구조로 넓혀 가자는 것입니다.
써로마인드는 품질검사, 공정 데이터, 도면 업무처럼 제조 현장의 문제를 찾아 AI 솔루션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공장에서 먼저 AI를 적용할 공정을 찾고 있다면 써로마인드에 문의해 보세요. 발표 전체는 KISTEP TV 다시보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¹ KISTEP 수요포럼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과학기술 현안을 두고 전문가들과 정책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² 중소벤처기업부·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제1차 스마트제조혁신 실태조사」(2025년 4월 발표). 공장을 보유한 중소·중견 제조기업 16만 3,273곳 가운데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은 19.5%이고, 도입 기업의 75.5%가 기초 수준입니다.